2009년 08월 05일
정신없이
* 이런저런 구질구질한 일이 많아서 바빴다.
- ATP 관련 일.
- 해양자원 관련 일 답사. 포항 - 부산 - 완도 - 광주 - 익산 코스. 올 모텔 숙박이었는데 기억에 남을 만한 모텔은 없었음.
부산에 광안리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회와 초밥이 따로 나오고, 지리가 나오는 가게맘대로 코스진행이 되는 희한한 식당이 있었는데, 은근히 사람이 많았음. 근데 별로 싸지도 않더라. 주차장 건물같은데 2층에 있는 가게였는데 이름 생각 안남.
- 격투기 관련 일.
- 사진집 번역 일.
- 그밖에 구질구질 번역, 통역 등등.
* 성민이가 저혈당이라는 야리꾸리한 증상으로 응급실에 갔었다. 포도당 맞고 뭔 검사를 이것저것 하다가 1박2일 동안 응급실에 있었는데, 덩치가 작고 비실비실한 애들이 가끔 그런 일이 있단다. 잘 먹고 잘 놀면 괜찮다는데, 여름 감기를 애들이 걸려서 밥맛고 없고... 와이푸가 엄청 고생이다.
* 친구 한놈이 미얀마에 갔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갑자기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소설 같다는 생각이 드네. 옆집 부부가 여행을 갔는데 그집 고양인지 뭔지를 봐달라고 해서 열쇠를 맡게 되는데... 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암튼간에 한놈이 미얀마에 갔는데 자세한 계획은 모르겠지만, 거참 부럽다. 그리고 또 아는 사람이 3개월 휴가내고 시카고에 있다고 메일도 와 있었다. 흠, 열심히 일해서 꼭 제주도로 이사가야지.
* 그 친구가 이 블로그를 보는데, 미얀마까지 갔으니 당분간 못 보겠지. 이 블로그를 링크한 사람이 20명이라고 나오는데, 그 중에 낙타친구님, 그리고 Bamboomode님은 소식이 없으시고, Peace님도, 아니 자꾸 '님'을 붙이니까 뭔가 '님'의 남용같아 별로네. 이하 경칭생략으로... 뜸하시고... 이 정권 때문인지, 아님 세계적 경제불황 때문인지, 뭔진 모르겠지만 어쩄든 떠나가거나 뜸해지는 사람이 많다. 의욕을 앗아가버리는건지 뭔지.
* 지방을 돌아다니는 동안에 그간 읽지 못하고 있던 필리프 프티 책을 다 읽었다. 읽기 시작하니까 금방 읽혔다. 사람은 누구나 한번쯤은 그렇게 100%를 쏟을 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필리프 프티는 두말할 필요없이 행운아인데, 누구나 그런 전율을 느낄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한편으로는 전율을 느끼기까지 길고 지난한 준비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 또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이런 사람이 과연 나올 수 있을까라는 서글픔. 권원태 씨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 유진박이 뉴스에 나오던데. 내 블로그에도 2006년에 지하철에서 우연히 유진박을 봤다는 포스팅에 두 사람 씩이나 덧글을 달아 놓았더라. 3년전에 내가 쓴 인상이 지금의 사태를 예견하고 있었던 것 같아 씁쓸하다.
* 1Q84를 다 읽었다. 사실 다 읽은지는 꽤 되었다. 일본에서 엄청난 히트작이 되고 있는 것 같은데. 사실 나는 1권까지는 재미있었는데, 2권부터는 큰 점수차로 벌어진 진게임에 등판한 투수처럼 그냥 끝을 보기 위해서 읽었던 것 같다. (이 나름 무라카미 하루키를 의식한 비유의 남용) 일본에는 Private 생활이 붕괴되어 있지만 자기 일은 나름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이 꽤 많다. 사실 내게 이 책을 선물해 준 사람도 어느 정도 그런 사람이기도 한데. 예컨대 가족과의 관계는 무너졌지만, 직업활동에서는 열성적인 사람이 꽤 많은 것이다.
내가 보기엔 이건 일종의 본말전도가 아닌가 싶은데, 쉽게 말해 그렇게 열심히 일해서 뭐가 남는데? 라는 의문이 느껴지는 거다. 뭐 개개인의 선택에 대해 어느 한 쪽이 잘못되었다고는 할 수 없는 문제이긴 하지만...
한편 한국에서도 또 다른 종류의 본말전도가 일어난다. 법, 정치, 교육 등은 사실 궁극적으로는 인간해방, 자유와 평등을 지향하는 거라고 분명히 초딩 때는 배웠는데, 실제로는 자유의지의 희생을 통해 체제의 공고화를 이루려는 움직임이, 생각보다 폭넓은 계층에 의해서 Acceptable 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약간 양상은 다르지만,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모두 시민 개개인이 국가와 일종의 사회적계약을 맺고 있다는 인식이 희박하고, 그러니까 어떤 면에서는 아직 근대화가 덜 되어 있고, 또 그렇기 때문에 권위에 대한 저항을 어려워하는 측면이 있지 않나 싶다.
일본 같은 경우 제국주의전쟁에 동원되었던 사람들이, 우리나라 같은 경우 전경으로 동원되고 있는 사람들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무슨 일이든 개인의 신념을 지키고, 자타 구분없이 각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고, 그런 의지가 존중되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고, 오히려 국가에 의해 동원되고 강요된 행위를, 스스로 합리화하거나, 나아가서는 기꺼이 정당화하는 경향을 보이기까지 한다. 실제로 전경으로 근무하면서 군생활 잘한다는 개념이나, 비민주적인 직장에서 일하면서 자신이 겪는 부조리를 조직의 생리로 치부한다거나, 뭐 그런 사람들이 분명, 적잖이 있기 때문이다. 탈근대라는 말이 나온지도 오래되었는데 이런 건 그다지 개선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좀 심하게 말하자면 전경들이나 일제시대 일본군인들이나, 옴진리교의 범죄행위에 가담했던 신도들이나 주어진 상황만 달랐지 그놈이 그놈이 아닌가 싶은데... 라는 것이 1Q84를 읽으면서 머리속을 스쳐갔던 생각들이다. 뭐 작가가 그런 걸 의도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읽기엔 그런 얘기를 그리고 있는 책이 아닌가 싶었다는 거.
* 오늘 SOS 어쩌구라는 SBS 프로그램을 봤는데, 쓰레기를 자꾸 주워모으는 엄마와 다섯 자매와 근로능력이 없는 아버지가 쓰레기로 가득찬 집에서 산다는 얘기였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문제는 국가의 태만이 아닌가 싶은 문제인데 난데없이 러브하우스가 시작되는 황당한 프로그램이었다. 일차적으로 엄마가 이상해진 것도 아버지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 아버지는 자세히 다뤄지지 않고 있었고. 극단적인 상황에서 살 던 가족이 갑자기 결혼식을 올리고 화해를 하기도 하고... 딸들은 18세가 넘은 아이들이 많은데, 지방에서 독립해서 생활 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도 궁금하고, 그렇게 쉽게 해결 될 것 같지가 않은 문제인데 뒷맛이 찜찜했다. 이 프로그램을 외국사람들이 보면 한국정부나 SBS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 누구는 일자리를 잃고, 누구는 일자리를 구할 수 없다고 아우성인데, 주식은 오르고 해수욕장은 사상최대 인파가 몰린단다. 나도 나름대로 할 일도 있어서 그럭저럭 먹고 살고 있지만, 그렇다고 힘들어하는 이웃을 위해 뭔가를 할 여유도 의욕도 없다. 그냥 바쁜 일상을 보내고, 간간히 가족들과 놀고 그러고 있다. 지난주에는 삼청동에 버스를 타고 온 가족이 놀러 갔었는데, 삼청공원 끝에 가면 자그마한 계곡이 있다. 거기서 가재잡고 물고기 잡고 놀았다. 그러다가 내려와서 '온마을' 이라는 두부요리 집에서 두부젓국(6천원)하고 해물파전(만원) 먹고, 서비스로 서리태 두부 주시는데 맛있게 먹고. 부근 카페에서 집에서 먹을 커피 가루 사고, 또 민속박물관 같은데 돌아다니다가 천진포자에서 만두 사먹고 그러고 집에 왔다. 간만에 상당히 괜찮은 하루였다. 그리고 일하는 동안에는 언니네 이발관의 '가장 보통의 존재'를 주로 듣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호평을 받은 앨범인데, 정말이지 잘 만든 앨범이다. 이전에 발매된 앨범도 두 장쯤 갖고 있는데, 사실 이전까지는 음악이 정말 좋다기 보다는 뭐랄까 앞으로 좋아질 수도 있겠지 라는 생각에 음반을 샀었는데, 이번 건 달라도 너무나 다르다. Quantum Leap 라는 미국드라마가 오래전에 KBS인가 어딘가에서 했었는데(10년은 족히 되었지 싶다) 그게 그러니까 갑작스럽게 바뀌는 뭐 그런 뜻이었지 싶은데, 정말 그런 경우다. 예전의 언니에 이발관은 뭐랄까 작곡의 프로세스도 기타로 코드 진행을 먼저 만들고, 리듬을 넣고 그리고 나서 노래 가사를 대충 얹은 즉흥적인 멜로디를 더하는 식으로 노래를 만드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엔 오랜 시간을 들여 멜로디나 사운드나 어디 하나 흠잡을 곳 없는 앨범이 되어 있다. 솔직히 언니네 이발관 쯤이야 우리랑 같은 리스너가 치기로 직접 음악을 시작한, 말그대로 보통의 존재라는 그런 인식이 있었는데 오옷, 이번 앨범을 통해 그들은 가장 보통의 존재가 아니라 머나먼 락스타(팝스타가 더 가까울수도)가 되어 버렸다. 어쨌든간에 우리나라 음악역사상 길이 남을 명작임에 틀림없다. 뭐 서태지를 epoch making이라고 했던 사람들 한테는 아니겠지만, 서태지나 HOT나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분명 울림이 큰 작품이지 싶다. 아니 갑자기 왜 이렇게 침 튀기며 극찬을 하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는데, 하여튼 뭐랄까 그냥 소소한 즐거움을 추구하는 일반시민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살아야 하는 이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뭐 원래는 그런 얘기가 하고 싶었는데 너무 어려운 얘기라 다음에 또 생각해봐야겠다. 아 졸렸는데 잠 다 깼네.
- ATP 관련 일.
- 해양자원 관련 일 답사. 포항 - 부산 - 완도 - 광주 - 익산 코스. 올 모텔 숙박이었는데 기억에 남을 만한 모텔은 없었음.
부산에 광안리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회와 초밥이 따로 나오고, 지리가 나오는 가게맘대로 코스진행이 되는 희한한 식당이 있었는데, 은근히 사람이 많았음. 근데 별로 싸지도 않더라. 주차장 건물같은데 2층에 있는 가게였는데 이름 생각 안남.
- 격투기 관련 일.
- 사진집 번역 일.
- 그밖에 구질구질 번역, 통역 등등.
* 성민이가 저혈당이라는 야리꾸리한 증상으로 응급실에 갔었다. 포도당 맞고 뭔 검사를 이것저것 하다가 1박2일 동안 응급실에 있었는데, 덩치가 작고 비실비실한 애들이 가끔 그런 일이 있단다. 잘 먹고 잘 놀면 괜찮다는데, 여름 감기를 애들이 걸려서 밥맛고 없고... 와이푸가 엄청 고생이다.
* 친구 한놈이 미얀마에 갔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갑자기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소설 같다는 생각이 드네. 옆집 부부가 여행을 갔는데 그집 고양인지 뭔지를 봐달라고 해서 열쇠를 맡게 되는데... 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암튼간에 한놈이 미얀마에 갔는데 자세한 계획은 모르겠지만, 거참 부럽다. 그리고 또 아는 사람이 3개월 휴가내고 시카고에 있다고 메일도 와 있었다. 흠, 열심히 일해서 꼭 제주도로 이사가야지.
* 그 친구가 이 블로그를 보는데, 미얀마까지 갔으니 당분간 못 보겠지. 이 블로그를 링크한 사람이 20명이라고 나오는데, 그 중에 낙타친구님, 그리고 Bamboomode님은 소식이 없으시고, Peace님도, 아니 자꾸 '님'을 붙이니까 뭔가 '님'의 남용같아 별로네. 이하 경칭생략으로... 뜸하시고... 이 정권 때문인지, 아님 세계적 경제불황 때문인지, 뭔진 모르겠지만 어쩄든 떠나가거나 뜸해지는 사람이 많다. 의욕을 앗아가버리는건지 뭔지.
* 지방을 돌아다니는 동안에 그간 읽지 못하고 있던 필리프 프티 책을 다 읽었다. 읽기 시작하니까 금방 읽혔다. 사람은 누구나 한번쯤은 그렇게 100%를 쏟을 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필리프 프티는 두말할 필요없이 행운아인데, 누구나 그런 전율을 느낄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한편으로는 전율을 느끼기까지 길고 지난한 준비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 또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이런 사람이 과연 나올 수 있을까라는 서글픔. 권원태 씨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 유진박이 뉴스에 나오던데. 내 블로그에도 2006년에 지하철에서 우연히 유진박을 봤다는 포스팅에 두 사람 씩이나 덧글을 달아 놓았더라. 3년전에 내가 쓴 인상이 지금의 사태를 예견하고 있었던 것 같아 씁쓸하다.
* 1Q84를 다 읽었다. 사실 다 읽은지는 꽤 되었다. 일본에서 엄청난 히트작이 되고 있는 것 같은데. 사실 나는 1권까지는 재미있었는데, 2권부터는 큰 점수차로 벌어진 진게임에 등판한 투수처럼 그냥 끝을 보기 위해서 읽었던 것 같다. (이 나름 무라카미 하루키를 의식한 비유의 남용) 일본에는 Private 생활이 붕괴되어 있지만 자기 일은 나름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이 꽤 많다. 사실 내게 이 책을 선물해 준 사람도 어느 정도 그런 사람이기도 한데. 예컨대 가족과의 관계는 무너졌지만, 직업활동에서는 열성적인 사람이 꽤 많은 것이다.
내가 보기엔 이건 일종의 본말전도가 아닌가 싶은데, 쉽게 말해 그렇게 열심히 일해서 뭐가 남는데? 라는 의문이 느껴지는 거다. 뭐 개개인의 선택에 대해 어느 한 쪽이 잘못되었다고는 할 수 없는 문제이긴 하지만...
한편 한국에서도 또 다른 종류의 본말전도가 일어난다. 법, 정치, 교육 등은 사실 궁극적으로는 인간해방, 자유와 평등을 지향하는 거라고 분명히 초딩 때는 배웠는데, 실제로는 자유의지의 희생을 통해 체제의 공고화를 이루려는 움직임이, 생각보다 폭넓은 계층에 의해서 Acceptable 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약간 양상은 다르지만,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모두 시민 개개인이 국가와 일종의 사회적계약을 맺고 있다는 인식이 희박하고, 그러니까 어떤 면에서는 아직 근대화가 덜 되어 있고, 또 그렇기 때문에 권위에 대한 저항을 어려워하는 측면이 있지 않나 싶다.
일본 같은 경우 제국주의전쟁에 동원되었던 사람들이, 우리나라 같은 경우 전경으로 동원되고 있는 사람들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무슨 일이든 개인의 신념을 지키고, 자타 구분없이 각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고, 그런 의지가 존중되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고, 오히려 국가에 의해 동원되고 강요된 행위를, 스스로 합리화하거나, 나아가서는 기꺼이 정당화하는 경향을 보이기까지 한다. 실제로 전경으로 근무하면서 군생활 잘한다는 개념이나, 비민주적인 직장에서 일하면서 자신이 겪는 부조리를 조직의 생리로 치부한다거나, 뭐 그런 사람들이 분명, 적잖이 있기 때문이다. 탈근대라는 말이 나온지도 오래되었는데 이런 건 그다지 개선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좀 심하게 말하자면 전경들이나 일제시대 일본군인들이나, 옴진리교의 범죄행위에 가담했던 신도들이나 주어진 상황만 달랐지 그놈이 그놈이 아닌가 싶은데... 라는 것이 1Q84를 읽으면서 머리속을 스쳐갔던 생각들이다. 뭐 작가가 그런 걸 의도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읽기엔 그런 얘기를 그리고 있는 책이 아닌가 싶었다는 거.
* 오늘 SOS 어쩌구라는 SBS 프로그램을 봤는데, 쓰레기를 자꾸 주워모으는 엄마와 다섯 자매와 근로능력이 없는 아버지가 쓰레기로 가득찬 집에서 산다는 얘기였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문제는 국가의 태만이 아닌가 싶은 문제인데 난데없이 러브하우스가 시작되는 황당한 프로그램이었다. 일차적으로 엄마가 이상해진 것도 아버지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 아버지는 자세히 다뤄지지 않고 있었고. 극단적인 상황에서 살 던 가족이 갑자기 결혼식을 올리고 화해를 하기도 하고... 딸들은 18세가 넘은 아이들이 많은데, 지방에서 독립해서 생활 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도 궁금하고, 그렇게 쉽게 해결 될 것 같지가 않은 문제인데 뒷맛이 찜찜했다. 이 프로그램을 외국사람들이 보면 한국정부나 SBS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 누구는 일자리를 잃고, 누구는 일자리를 구할 수 없다고 아우성인데, 주식은 오르고 해수욕장은 사상최대 인파가 몰린단다. 나도 나름대로 할 일도 있어서 그럭저럭 먹고 살고 있지만, 그렇다고 힘들어하는 이웃을 위해 뭔가를 할 여유도 의욕도 없다. 그냥 바쁜 일상을 보내고, 간간히 가족들과 놀고 그러고 있다. 지난주에는 삼청동에 버스를 타고 온 가족이 놀러 갔었는데, 삼청공원 끝에 가면 자그마한 계곡이 있다. 거기서 가재잡고 물고기 잡고 놀았다. 그러다가 내려와서 '온마을' 이라는 두부요리 집에서 두부젓국(6천원)하고 해물파전(만원) 먹고, 서비스로 서리태 두부 주시는데 맛있게 먹고. 부근 카페에서 집에서 먹을 커피 가루 사고, 또 민속박물관 같은데 돌아다니다가 천진포자에서 만두 사먹고 그러고 집에 왔다. 간만에 상당히 괜찮은 하루였다. 그리고 일하는 동안에는 언니네 이발관의 '가장 보통의 존재'를 주로 듣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호평을 받은 앨범인데, 정말이지 잘 만든 앨범이다. 이전에 발매된 앨범도 두 장쯤 갖고 있는데, 사실 이전까지는 음악이 정말 좋다기 보다는 뭐랄까 앞으로 좋아질 수도 있겠지 라는 생각에 음반을 샀었는데, 이번 건 달라도 너무나 다르다. Quantum Leap 라는 미국드라마가 오래전에 KBS인가 어딘가에서 했었는데(10년은 족히 되었지 싶다) 그게 그러니까 갑작스럽게 바뀌는 뭐 그런 뜻이었지 싶은데, 정말 그런 경우다. 예전의 언니에 이발관은 뭐랄까 작곡의 프로세스도 기타로 코드 진행을 먼저 만들고, 리듬을 넣고 그리고 나서 노래 가사를 대충 얹은 즉흥적인 멜로디를 더하는 식으로 노래를 만드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엔 오랜 시간을 들여 멜로디나 사운드나 어디 하나 흠잡을 곳 없는 앨범이 되어 있다. 솔직히 언니네 이발관 쯤이야 우리랑 같은 리스너가 치기로 직접 음악을 시작한, 말그대로 보통의 존재라는 그런 인식이 있었는데 오옷, 이번 앨범을 통해 그들은 가장 보통의 존재가 아니라 머나먼 락스타(팝스타가 더 가까울수도)가 되어 버렸다. 어쨌든간에 우리나라 음악역사상 길이 남을 명작임에 틀림없다. 뭐 서태지를 epoch making이라고 했던 사람들 한테는 아니겠지만, 서태지나 HOT나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분명 울림이 큰 작품이지 싶다. 아니 갑자기 왜 이렇게 침 튀기며 극찬을 하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는데, 하여튼 뭐랄까 그냥 소소한 즐거움을 추구하는 일반시민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살아야 하는 이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뭐 원래는 그런 얘기가 하고 싶었는데 너무 어려운 얘기라 다음에 또 생각해봐야겠다. 아 졸렸는데 잠 다 깼네.
# by | 2009/08/05 02:49 | 잡다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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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대학교 2, 3학년 무렵은 공부, 연애, 운동, 그 무엇을 하기에도 마음 한구석이 편하지 않은 시절이었는데, 이십년 세월이 흐른 지금에 와서 그 때와 비슷한 감정을 다시 느끼게 되다니 말이죠.
언니네 이발관 CD나 주문해야겠네요.
IMF 때 금 모으던 사람들,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지...
이번에는 해고자, 비정규직 노동자, 최저임금 근로자를 위해 표를 모아주길 기대해 봅니다...
네, 언니네 이발관 '가장 보통의 존재' 한 집에 한 장씩 갖출 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