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좋아하다 머리 벗겨지겠네

* 케이블 방송을 끊었는데, 끊고 나서 한달이 지나니까 연락이 와서는 3달 동안 무료로 시청할 수 있으니, 한번 보시고 맘에 안 들면 3달안에 안 본다고 하시면 된다하며 공짜로 보여 주더라, 덕분에 슈퍼스타K를 볼 수 있었고, 새로 시작하는 프로젝트 런웨이 6도 볼 수 있게 되었다. 요즘엔 돈 내는 사람만 바보 되네.

* 전에 티뷔에서 조두순인가? 그 화제가 되고 있는 사건을 다룬 프로그램을 했나보다. 그런데 타이틀에 피해자 여자아이 이름이 들어가 있길래, 아 KBS 저질, 이젠 조두순 사건으로 바꾸자는데 느그들은 그 이름 또 쓰냐, 싶었는데, 거기에 또 피해자 아버지까지 출연하셨나보다. 뻔하지 뭐 제작진이 이런 사건이 두번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뭐시기 저시기 하면서 출연해주십사, 했겠지 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동성범죄에 대해서는 형량을 더 불려야 한다거나, 심신미약 규정을 손봐야한다거나, 여러 말이 많았는데.
결국엔 피해를 본 아이와 그 가족에게는 그야말로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다른 범죄는 몰라도 이런 유형의 범죄는 그냥 단순히 유족들에게 복수할 권리를 줬으면 하는게 내 생각이다. UFC처럼 철망속에 집어넣고 패죽이는 걸 티뷔로 생중계하는 것이 힘들게 인터뷰 취재하는 것보다 시청률도 좋을 텐데.
그냥 패죽여도 좋지만, 유족들이 뺨이라도 한대씩 때리고 그래서 이젠 됐다 싶었을 때, 재판이 시작되는 거다. 물론 형량은 정할 필요가 없다. 두말 할 필요없이 사형이지.
다만 여기서 유족들이 그래도 목숨만은 살려 주자, 라는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그래서 무기징역이 되고, 유족이나 피해자가 원하면 다시 사형을 시킬 수도 있다. 단 석방은 불가.
이런 소리를 하면 어머 미쳤나봐, 소리 듣기 딱 좋지 싶은데. 사실 쵸큼 진심이다.
한 인간의 목숨을 어떻게 그렇게 아무렇게나 막 다루나, 범죄자도 인권이 있는데, 사형제도는 공권력에 의해 악용당할 소지가 있다, 사법의 민주화를 추구해왔는데... 뭐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듣지만, 글쎄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굳건한 확신을 갖고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인권을 보장받으려면 우선 남의 인권을 보장해야지 그걸 유린한 사람은 그다지 보장해 줄 필요없지 않나? 사형제도가 공권력에 악용당할 정도면 이미 제도 자체가 무용지물화한 상태 아닌가? 그리고 그 문제는 제도를 악용해서 해꼬지를 하는데 가담한 판검사들에게 사후에 책임을 추궁하는 제도부터 만들어져야 한다. 의사도 의료과실의 책임을 지는데, 법관도 응당의 책임을 져야지... 
딴길로 샜는데, 암튼간에.
나는 내 아이가 그런 일을 당했을 경우를 상상해 본다. 
아마 내 손으로 죽이지 않고서는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자신이 없다.
그리고 범죄를 저지른 사람도 그게 가장 맘이 편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뭐, 그런 '유가족복수제도'가 생길리는 없지만서도..., 으휴 괜히 또 열받기 시작하네. 하여간 이런 짓을 한다는 건 정말... 정말 나쁜 놈이다.
덤으로 오늘 뉴스를 보니 범죄를 저지르고 월북한 사람이 있다고 한다. 거기서 떠오른 아이디어인데, 북한에 우리가 쌀을 지원하는 대신, 저렴한 코스트로 운영되는 수감시설을 만들어 달라고 제안하면 어떨까 싶다. 혐오시설을 북측에 넘기고 싶다는 그런 이기적인 생각이 아니라, 북측에서 잘 하는 일이니 잘 부탁한다는 의미에서... 아 내가 생각해도 정말 유치하다 좀 있으면 마흔인데...

*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읽고 있다. 이웃블로그에서 보기도 했지만 그래서 책을 산 건 아니고, '은희경의 문장배달'이라는 소녀스러운 메일매거진을 구독하고 있는데(물론 공짜) 거기서 인상깊은 대목을 어느 배우인가가 매우 훌륭한 낭독솜씨로 읽어준것이 꽤나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더 크다. 난 3시간만에 다 읽진 못했고, 덩을 싸면서 화장실에서 찔끔찔끔, 애들하고 놀이터나가서 벤치에 앉아서 애들 감시하며 찔끔찔끔, 애들 재우고 나서 침대에서 찔끔찔끔 일고 있다.
그런데 타이틀이 되어 있는 음악은 벌써 들어봤다. 원래 크래식을 잘 모르지만, 드뷔시, 라벨, 사티 등 근대 프랑스 작곡가랑 거슈인만 좋아라 했는데 반갑기도 하고 해서. 음 확실히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 보다는 쉽게 감정이입되는 곡이다. 간만에 들으니 소설내용과 겹쳐 더욱 감동적인 듯. 그런데 최근에 티뷔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왠지 피겨 스케이팅 배경음악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래전에 감동적으로 봤던 영국의 페어스케이팅 커플의 연기 중에, 라벨의 볼레로를 배경음악으로 쓴 것이 있었는데, 그건 정말 심하게 감동적이었다. 발레 음악이라 그런지 아름다운 신체적 움직임이 더해질 때 더 감동이 증폭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혼자 김연아 선수가 벨벳소재의 검은 드레스 같은 피겨복 입고, 물론 연주는 금난새를 제외한 오바하지 않는 지휘자가 지휘하는 생 오케스트라 연주에, 시청앞 광장같은데다가 그 어차피 겨울에 애들 타는 거 만드는 김에 특설 아이스링크를 만들고서. 그런데서 글쎄 혼자 계속 타기엔 좀 곡이 기니까, 자니 위어인가, 그 남자 피겨스케이팅 선수, 꽤나 꽃미남인, 앗 여기서 최근에 습득한 피겨 지식이 휘황찬란하게 펼쳐지네, 암튼간에 그런 아름다운 선수들이 아이스쇼하면 눈물이 주르륵 흐를 것 같아서, 혼자 머릿속으로 연출하고 연습시키고 안무짜고, 한참동안 그런 상상을 하고 있었다.

* 친구가 네이트온을 켜놓고 있는데, 내가 로그인을 하더만 "보안카드를 안 가지고 나왔는데, 급하게 300만원을 결제해줘야 하는 일이 생겨서, 돈을 좀 꿔달라"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계좌번호도 찍어주고. 그래서 내 친구도 장난친다고 걔를 데리고 괜히 이런저런 말을 시키다가 지금 돈 보냈다고 뻥을 치니까, 이체확인서를 보내달라 그랬다나. 그래서 300원도 그런 확인서가 나오냐? 그랬더니 한참동안 말이 없다가, 고맙다 졸라 잘 쓸께 씹쌔야. 뭐 그랬단다. 아니 그런 수법에, 그래도 '네이트온' 쓸 정도면, 그렇게 노인네는 아니고, 정신이 맑은 사람들일텐데. 그딴 시시한 수법이 먹힌단 말인가. 그나저나, 그래서 친구랑 통화를 하면서 내 아이디로 로그인을 했는데, 그래도 그놈은 튕겨나가지도 않는거다. 그 수법이 어떤 메카니즘인지는 모르겠지만 네이트 측에서도 굉장히 허술한 면이 있지않나 싶은데. 누가 단체로 네이트에 소송 안 거나. 이글루스를 쓰고 있으면서도 소송에 참가할 의사가 있는 할일없는 아저씨 1인 있습니다.

* 어휴 수다스러워. 그냥 '글올리기' 누르기가 좀 창피하다는 느낌이 든다. 쓸데없는 자의식이 있으니까, 이런걸 쓰는거고, 그걸 또 곁에서 혀를 끌끌차며 핀잔을 주는 더 꾸질꾸질한 자의식이 있으니까 그런 생각이 드는 건데. 여기서 결국 아 됐어 그냥 '글올리기' 누질러, 라고 명령하는 나는 어디에서 온 걸까. 생각해보니 옛날부터 그런 성향은 있었다, 예컨대 고딩 때 모의고사 보고 점수 어떻게 나왔냐, 뭐 이런 화제에 대해 그냥 성적표를 보여주고 마는 성격. 그리곤 그걸 갖고 보여주기 싫네, 뭐네 하는 것을 대단히 쪼잔하고 거지같다고 여겼던 거. 또 하나는 대학교 다닐 때, 리포트 같은 거 어차피 어디서 구질구질 베껴서 쓰는 주제에, 그걸 또 뭘 어떻게 잘 포장해 보겠다고, 마감기일을 넘겨가며, 교수라는 분들한테 사정사정해가며 늦게나마 제출하는 행위를 매우 후지다고 생각했던 거. '이봐 중요한건 그게 아니잖아'라고 나름 멋지게 대충 써갈겨서 제출하고 그랬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건 참 안 좋은 습관이다. 무슨 일이든 프로가 되려면 그 정도 자의식과 그에 상응하는 고집과 끈기있는 노력이 필요한데, 항상 책임의식 없고, 변명을 여지를 남겨 놓는 아마추어로 남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급 반성.

* 담배 끊은지 2주가 넘은 것 같다. 집돌이 생활을 하면 마치 우주공간에 날아간 것처럼 시간개념이 흐리멍텅해진다. 그래서 정확하게 집계되고 있지는 않지만 하여간 꽤나 금연중. 급 우쭐. 그러나 식욕은 말이 지붕뚫고 하이킥할 정도라, 배는 미슐랑. 내일부터는 소식하고 싶다.

by 요로레히 | 2009/10/28 02:18 | 잡다 | 트랙백 | 덧글(6)

감기

* 있으나 마나한 감기가 꽤 오래 간다. 목만 걸걸할 뿐, 특별히 괴롭진 않은데 은근히 컨디션이 좋지 않다.

* 그 원인으로 생각되는 것이, 동해쪽에 1박2일로 놀러갔다 왔는데, 그게 좀 피곤했나, 하는 것. 바닷가에서 뜰채로 물고기 잡고 놀다가, 시장에 가서 15000원 주고 연어 한마리를 사왔다. 연어알도 서비스로 받았는데, 사실 그 쪽을 노리고 있었던 것. 그리고 성게알도 10000원어치 사왔다. 요즘 성게는 알이 조금밖에 안 들어서 10000원어치 그 핑크색 작은 젓갈통을 채우려면 아주머니는 굉장히 고생을 했을텐데, 그걸 달랑 10000원주고 사오려니 미안하면서도, 와이푸 왈 '안 팔리는 것 보단 낫지' 그래 니가 왕이야, 그게 정답이야. 거기다가 갑자기 불이 붙어서 하루말린 오징어도 사고, 양념안한 명란도 사고, 아이스박스를 사서 그걸 다 넣고는 집에 왔다. 집에 와서 뜨거운 흰밥위에 성게알을 듬뿍 얹고, 채썰은 상추, 채썰은 김과 함께 양념간장을 만들어서 쓱쓱 비벼 먹었는데, 당연한 얘기지만 맛있다. 사실 밥 위에 얹고 간장만 뿌려도 맛있다. 아니 성게알만 먹어도 맛있다. 어떻게 먹어도 맛있다. 10000원 어치로 좀 과하다 싶은 양의 성게를 얹은 성게비빔밥이 다섯그릇은 나온다. 이걸루 장사하면 대박이지 싶다.
연어알은 미지근한 물에 넣고 일일이 알을 다 떼어내고, 이물질을 제거한 후, 다시국물에 간장과 미림을 넣은 양념장에 절여서 냉장고 속에 하루밤동안 방치하면 끝이다. 알을 떼어내는 것이 무지 귀찮지만, 메추리알 장조림을 할 때 60개 정도의 메추리알을 까는 것과 비스한 정도의 짜증이기 때문에 그냥 참을 수 있다. 뜨거운 밥 위에 역시나 얹기만 해도 맛있다. 연어는 손질해서 슬라이스해서 냉동실에 넣어 놨다. 한 장씩 구워먹으면 맛있다. 좀 있으면 양양에서 연어축제할 시기가 온 것 같은데 다시 가서 사와야지. 암튼간에 그렇게 잘 먹고 잘 놀아서 벌을 받는 건지 감기가 잘 안 떨어지네.

* 오바마가 노벨평화상을 받았다고 한다. 오잉? 뭥미. 노벨상이라는 게 점점 별거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군. 가만가만 혼자서 왜 오바마에게 노벨 평화상이 주어지는 건지 생각해봤다. 이런저런 생각이 어지럽게 스쳐지나간다. 미국은 빚덩이를 안고 있으면서도 흥청망청하는 나라인데, 아무도 그걸 뭐라 그러지 않지. 가끔 보여주는 무력 때문인가? 결국 힘이 세니까 아무도 뭐라 못하는 건가? 그래서 혹시 요즘에 힘든데 어디서 미친척 할까봐, 미리 손을 쓰는 건가? 뭐랄까 허구한 날 애들 괴롭히는 아이에게 착한 어린이상을 주면 좀 덜 괴롭히지 않을까, 라는 식인가...

* 256메가 짜리 MP3 플레이어를 들고 다니는 걸 친구가 보더니, 잘 안 쓰는 2G짜리 아이포드가 있다며 그걸 공짜로 줬다. 흐히, 2G정도 되니까, 강원도 왕복을 해도 한바퀴 안 도네. 동네 도서관에 갔더니, 일본어 원서코너가 있었다. 거기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애프터다크를 빌려봤다. 뭐 그냥 그랬지만, 공짜라는게 어디냐. 최규석 만화도 다 있길래 그것도 다 빌려봤다. 공짜 좋네. 그러다가 강원도에 놀러가서, 차 위에 캠코더를 올려 놓고, 셀프타이머로 가족 사진을 찍고는, 애들을 차에 태우고, 카시트 안전벨트를 매주고, 유모차랑 뜰채 같은 걸 트렁크에 넣고 하다가, 결국 캠코더를 차 위에 올린 채로 출발. 그걸 다음날에야 깨닫고 뒤늦게 현장에 가봤으나, 캠코더도, 각도조절을 위해 캠코더를 받쳐놨던 라이터와 담배각도 없었다. 근처에 가게 사람에게도 묻고 다녔지만 허탕. 어느 횟집에 가서 혹시 카메라 못 보셨냐고 물었더니, 그 집 아이가 "무슨 색깔이요? 혹시 검정색?" 이라 한다. 그래서 어 너 봤냐, 라고 물었더니, 그런건 아니고 그냥 궁금해서 물었단다. 하, 우리집에서 가장 비싼 물건이 사라졌다. 그 횟집 아이가 밖에 나와서 막 주변을 뒤져주기 시작했는데 당연히 카메라는 안 나왔고, 그 아이랑 그 동생이랑 뜰채로 물고기나 잡으며 한참을 놀았다. 잡은 물고기가 예뻐서 사진이나 한장 찍었으면 좋겠는데... 하며 아쉬워하고, 애들 물속에 발 담그고 노는 거 좀 비디오로 찍었으면 좋겠는데... 하며 아쉬워하고. 공짜 좋아하다가 이게 뭡니까.

* 사는 동네가 약간 산 위에 있다보니, 요 며칠 새 갑자기 추워졌다. 아, 또 기나긴 겨울이 오는구나. 뜨거운 오뎅국물이 맛나는 계절이... 요즘은 주요 관심사가 먹는 것 뿐인 것 같다. 야구, 축구도 모두 정부의 우민화 정책으로만 여겨지는데, 먹는 것에는 어쩔 수 없이 넘어가는.

by 요로레히 | 2009/10/13 16:01 | 잡다 | 트랙백 | 덧글(4)

추석전

* 격투기 대회에서 알바를 했다. 몸으로 시간을 떼우고, 시간으로 몸을 떼우는 일이다. 사람은 왜 일을 하는가, 라는 근원적인 물음에 대해 망설이지 않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라는 답을 하게 만드는 그런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100% 헌신적이지도, 100% 관망적이지도 않다. 뜨뜨미지근하게 큰탈없이 이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다보면 참 마음이 우울해진다. 이런 경험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쯤에 일했던 일본 아이돌 공연 때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제작현장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하곤 한다. 그냥 열심히 일하고 그만큼 댓가를 받으면 그만인데, 참 그런 일을 하는 내가 싫다는 생각.
아니 격투기를 격하게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대회에 참전하는 선수들 중 많은 이들조차 그런 이유 때문에 시합에 나서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시합을 보러 온 사람들은 뭘 보러 온 것일까. 차라리 한편의 액션영화를 보러 온 것처럼 가벼운 마음이라면 다행이련만, 삶을 걸고 싸우는 격투가의 몸부림을 보러 온 거라면, 그건 차마 눈 뜨고 지켜볼 수 있는 성질의 것이 못 되는 것 같다. UFC라든지, 거기엔 없는, 나이들고 대적하기 만만칞은 현실을 살고 있는, 겁많고, 앞날을 걱정해야 하는 선수들. 내겐 그렇게 보인다. 순전히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사족: 레미 본야스키를 인터뷰하는데, 첫째 이름이 캐시어스고 둘째아이 미들네임이 클레이라는 얘기를 했다. 그런데 영어 통역하는 젊은이가 '캐시어스 클레이'가 뭘 뜻하는지 모르는 것이었다. 그건 물론 모하메드 알리가 이슬람명으로 개명하기 전 이름이다. 조 플레이져니 조지포맨, 마빈 해글러, 슈가레이 레너드, 헥토르 카마쵸. 이런 이름들이 그다지 열성적인 팬도 아닌 나도 술술 나오는데. 알리도 모르다니 정말 놀랐다면서 방안에 있던 사람들이 다들 난리였다. 게다가 그 친구는 격투기 대회 개최하는 양아치 회사 소속이다. 아 진짜 나도 나이를 먹었구나...

* 1Q84 3권을 집필중이라 한다. 그냥 1권 정도 분량이면 좋았겠건만. 체력이 뒷받침해야 쓰는 작가라 그런지, 뒤로 갈수록 재미가 없다. 하긴 환갑을 지났으니 체력도 떨어지겠지. 에세이 같은 게 더 재미있는 거 같은데. 블로그나 하나 써줬으면 좋겠다. 

* 책방에서(서점이라는 말보다 책방이라는 말이 더 친숙하다), 1Q84 한국어판이 나와 있는 걸 봤다. 첫 페이지를 펼쳐 보면서 [신포니에타]라는 단어가 보였다. 보통 symphony 라는 말에 익숙하다보니, 심포니에타가 아닌가, 하며 혼자 비웃었다. 옆에 있던 와이푸한테 아 내가 그러니까 일본책 번역본들은 읽기 싫다니까, 뭐 이런 잘난척까지 해대며. 좀 전에 그게 생각이 나서 검색해보았더니, 신포니에타가 맞구만. 그러면 그렇지 설마 그 정도 체크도 안 했을까봐. 아이 쪽팔려. 어쨌든 나도 번역일을 좀 하는 사람 입장에서 일본문학의 국내번역에 관해 굉장히 불신감이 불만이 많다. 한국에서 유독 무라카미 하루키가 비평적으로 푸대접을 받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쌈마이한 번역 때문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렇게 생각하면 러시아어로 읽는 체홉 같은 건 대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진다.

* 윗 얘기랑 별 상관은 없지만, 대학가요제를 최근에 했었나 보다. 그런 시대착오적인 타이틀을 달고 개최되는 가요제가 지금까지도 존속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미스테리어스하긴 하지만. 내용은 정확히 모르겠으나, 심사결과에 대해 일부 시청자가 의문을 제기했고(표절의혹인가? 아무렴 어때), PD가 그에 대해 한소리 했는데, 그게 뭐랄까 예전에 누군가가 했던 말, 하루에 전문서적 몇 권 읽지 않는 사람은 말도 하지마, 라는 식의 '수준미달' 발언이었다는...
사실 내가 제대로 읽은 건지 모르겠다. 워낙에 건성으로 읽어서. 어찌되었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우선 심사결과에 이의를 제기한 사람에게는, 애시당초 음악성을 중시하는 프로그램도 아니고, 대학생이라는 한정된 좁은 세계 속에 속하는 사람들이 대학생스럽게 노는 그런 프로그램인데 그 이상 뭘 바라는가, 라는 것이고. 거기다가 조금 내려다보듯이 '수준미달'이라고 했던 PD에게는 '수준미달'한테 '수준미달'이라고 하는 순간, 그 수준이 뭐든간에 당신도 같아진다는 거. 이렇게 끄적이고 있는 나 또한 결국 똑같다는 거. 취향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는 거. 좋다, 나쁘다, 라는 말보다는, 좋아한다, 싫어한다, 라는 말이 차라리 설득력이 있다는 거.

* 좀 지나간 말이지만, 강호동이 '연예인이 사생활에서 겪는 불편함은 이미 출연료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들의 출연료라는 것은 광고료를 내는 기업에서 제공한 것인데, 왜 사생활에서 불편함을 겪어야 하는 것인지. 어차피 광고를 보고 상품을 구입하는 건 시청자니까, 라는 건지. 자기가 받는 돈은 우리가 주고 있다고 생각하다니 참 독특하다.
티뷔라는 것은 스폰서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것이고, 스폰서가 붙기 위해서는 시청률이 나와줘야 하고, 시청률이 나오기 위해서는 재미가 있어야 하고, 재미있으려면 웃긴 사람이 나와줘야 하고, 웃긴 사람을 섭외하려면 제작비가 넉넉해야 하는데, 제작비는 스폰서가 대는거고...
그렇다면, 시청자들이 그 스폰서가 광고하는 물건을 전혀 안 산다면 어떻게 될까. 물론 별 문제될 것 없겠지. 그 스폰서는 사라지고, 새로운 스폰서가 붙어서 새로운 광고를 하면 그만이니까. 그러니까 시청자는 티뷔를 보기만하면 될 뿐이고, 강호동은 웃기기만 하면 될 뿐이지. 그렇지만 강호동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면 더 많은 시청자를 모을 수도 있으니, 사생활에서 불편을 겪으면서 이미지를 관리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 그렇다면 결국엔 시청률도 높아질테고, 그 시간에 광고를 하는 물주인 스폰서기업에게도 받은 보수만큼의 기여를 하게 되는 것이겠지. 음... 강호동이 하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구만. 단, 궁극적으로는 자본을 위한다는 것일뿐.  

by 요로레히 | 2009/09/30 08:15 | 잡다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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